이더리움 가스비 확인하고 아끼는 방법

처음 디파이를 써봤을 때, 소액을 옮기려다 지갑에 뜬 수수료를 보고 손이 멈췄다. 보내는 돈에 비해 수수료가 너무 컸다. 그때부터 거래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더리움 가스비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수수료를 줄이는 데는 복잡한 기술보다 ‘지금 얼마를, 어떤 작업에 쓰는지’ 구분하는 일이 먼저였다.
가스비는 무엇에 따라 달라질까
가스는 이더리움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데 드는 작업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실제 수수료는 사용한 가스량에 가스 한 단위의 가격을 곱해 계산한다. 가격은 보통 그웨이로 표시하며, 1그웨이는 10억분의 1 ETH다. 이더리움 공식 문서에서 안내하는 일반적인 ETH 전송의 가스 사용량은 21,000이다. 토큰 전송이나 디파이 거래처럼 스마트 계약을 실행하면 더 많은 가스가 들 수 있다.
가스 가격에는 네트워크가 정하는 기본 수수료와 거래를 우선 처리하도록 제시하는 우선 수수료가 들어간다. 예를 들어 두 수수료를 합친 가격이 12그웨이라면, 일반 ETH 전송 비용은 21,000 × 12그웨이, 즉 0.000252 ETH다. 이는 계산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일 뿐, 지금 거래할 때의 가격은 아니다. ETH의 원화 가격까지 움직이므로 같은 양의 ETH를 내더라도 체감 비용은 달라진다.
내가 초기에 헷갈렸던 숫자는 ‘가스 한도’였다. 한도는 실제 청구액이 아니라 해당 거래에 쓸 수 있는 가스의 상한이다. 남은 한도는 사용하지 않지만, 한도를 지나치게 낮춰 실행 도중 가스가 바닥나면 거래가 실패하고도 이미 사용한 가스 비용은 낼 수 있다. 수수료를 아끼겠다고 한도를 무턱대고 줄이는 건 위험하다.
보내기 전에는 이 세 숫자를 본다
지갑의 최종 확인 화면에서 예상 수수료, 최대 수수료, 거래 종류를 차례로 본다. 최대 수수료는 지갑이 허용한 상한이어서 실제 지불액과 같다고 단정할 수 없다. 거래가 포함된 시점의 기본 수수료와 우선 수수료를 기준으로 계산되고,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남는다. 다만 네트워크가 붐비면 예상치가 바뀌거나 거래가 오래 대기할 수 있다.
거래 종류도 중요하다. ETH를 단순히 보내는 일과 토큰을 교환하는 일은 필요한 작업량이 다르다. 디파이에서는 토큰 사용을 승인하는 거래와 실제 교환 거래가 따로 필요한 경우도 있다. 버튼을 두 번 누른다면 수수료도 각각 확인해야 한다. 나는 처음에 교환 화면에 나온 숫자만 보고 승인 거래 비용을 놓친 적이 있다.
받는 네트워크를 확인한다. 거래소의 ‘출금 수수료’는 거래소가 제시한 금액이고, 개인 지갑에서 직접 보내는 거래의 가스비와 표시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출금 화면에서 이더리움 메인넷인지 다른 네트워크인지, 받는 지갑이 그 네트워크를 지원하는지 확인한다. 수수료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네트워크를 바꾸면 자산을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급하지 않다면 비용을 낮출 여지가 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거래가 급한지 먼저 판단하는 것이다. 기본 수수료는 네트워크 사용량에 따라 변한다. 지갑의 예상치를 확인했을 때 보내려는 금액에 비해 비싸다면, 급하지 않은 거래는 잠시 미루고 다시 비교한다. 특정 시간대가 항상 싸다고 외우기보다는 거래 직전에 새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지갑에서 속도를 선택할 수 있다면 우선 수수료도 살펴본다. 무조건 가장 빠른 설정을 고르면 비용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낮게 잡으면 거래가 오래 대기하고, 그사이 다시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내가 쓰는 기준은 간단하다. 급하지 않은 전송이면 예상 비용을 비교해 낮은 설정을 고려하고, 가격이 빠르게 변하는 교환 거래라면 수수료 몇 푼보다 거래 지연에 따른 손익을 먼저 본다.
소액 거래를 자주 한다면 레이어2도 선택지다. 다만 네트워크마다 수수료와 이용 조건이 다르고, 처음 자산을 옮길 때의 비용이나 나중에 메인넷으로 되돌리는 비용도 따져야 한다. 이더리움 공식 문서도 레이어2 거래 비용이 별도로 계산된다고 설명한다. 한 번만 거래할 사람이라면 이동 비용까지 합친 총액으로 비교하는 게 맞다.
싼 수수료보다 비싼 실수를 피하는 법
가스비가 높을 때는 작은 거래를 여러 번 쪼개는 것이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21,000가스를 쓰는 일반 ETH 전송을 같은 조건에서 세 번 하면, 한 번 보낼 때보다 가스 사용량도 세 배다. 필요한 거래를 모을 수 있는 상황인지 먼저 생각한다. 다만 수신 주소나 네트워크가 다르면 억지로 묶을 수 없고, 한 번에 큰돈을 보내는 일이 불안하다면 소액 시험 전송 비용을 안전을 위한 비용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실패한 거래도 비용을 남길 수 있으니 확인 화면의 주소, 네트워크, 거래 내용을 천천히 읽는다. 특히 토큰 승인 요청이라면 어느 서비스에 어떤 권한을 주는지 봐야 한다. 가스비만 낮추려고 모르는 서비스로 옮기는 선택은 내가 피하는 편이다. 수수료 몇 천 원을 아끼는 것보다 자산이 엉뚱한 곳으로 가는 실수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가스비는 고정된 가격표가 아니다. 거래 직전 지갑에 표시된 비용과 거래 내용을 확인하고, 급하지 않으면 기다리고, 다른 네트워크를 쓸 때는 이동 비용과 지원 여부까지 살핀다. 나도 매번 최저가를 맞히지는 못한다. 대신 낼 돈을 알고 보내는 것만으로도 예전보다 훨씬 덜 당황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