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이동평균선으로 추세 읽는 방법

2017년 불장 끝물에 코인을 처음 샀을 때, 저는 가격이 며칠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상승 추세라고 생각했습니다. 뒤늦게 차트를 열어보니 이미 급등한 가격을 쫓아 산 상태였죠. 그때부터 코인 이동평균선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미래 가격을 맞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보고 있는 움직임이 어느 기간의 흐름인지 구분하려고요.
이동평균선은 무엇을 평균 낸 걸까
이동평균선은 일정 기간의 가격을 평균 내어 차트에 이어 그린 선입니다. 보통 종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일봉의 20일 단순이동평균선은 최근 20개 일봉 종가를 더해 20으로 나눈 값입니다. 다음 날에는 가장 오래된 종가가 빠지고 새 종가가 들어오므로 선도 조금씩 움직입니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게 ‘20선’의 뜻입니다. 일봉에서는 20일에 가까운 흐름이지만, 1시간봉에서는 최근 20시간의 흐름입니다. 같은 코인이라도 봉의 단위를 바꾸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저는 매매 기간을 먼저 정하고 차트를 엽니다. 며칠 이상 보유할 생각인데 5분봉의 선 하나에 매수 판단을 맡기면 작은 흔들림에도 마음이 급해지더군요.
거래소 차트에서 흔히 보는 SMA는 기간 안의 가격에 같은 비중을 주는 단순이동평균선입니다. EMA는 최근 가격에 더 큰 비중을 둬 변화에 빠르게 반응합니다. 크라켄의 지표 설명도 EMA가 더 민감한 대신 과거 가격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지표라는 점을 짚습니다. 초보라면 두 종류를 한꺼번에 늘어놓기보다 일봉에서 한 종류를 먼저 익히는 편이 읽기 쉽습니다.
20일선과 60일선을 읽는 순서
저는 처음에 일봉 20일선과 60일선 두 개만 띄웁니다. 숫자가 특별한 정답이라서가 아닙니다. 20일선으로 비교적 짧은 흐름을, 60일선으로 그보다 긴 흐름을 나눠 보기 편해서입니다. 먼저 두 선의 기울기를 봅니다. 둘 다 위로 향하고 가격도 선 위에 머무른다면 최근 흐름이 강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선이 서로 얽히며 거의 수평이면 방향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로 봅니다.
그다음에는 가격과 선의 거리를 봅니다. 가령 20일선이 1,000원이고 현재 가격이 1,300원이라면 가격이 평균보다 30% 위에 있습니다. 선 위에 있다는 사실만 보고 안심하기에는 이미 많이 벌어진 상태일 수 있죠. 반대로 가격이 하루 동안 선 밑으로 내려왔다고 상승 흐름이 곧바로 끝났다고 단정하지도 않습니다. 종가가 어디에 형성됐는지, 며칠 동안 같은 방향이 이어지는지 함께 봅니다.
짧은 선이 긴 선을 위로 통과하는 골든크로스, 아래로 통과하는 데드크로스도 자주 등장합니다. 하지만 교차가 확인될 때는 가격이 이미 상당히 움직인 뒤일 수 있습니다. 크라켄은 이동평균선을 후행 지표로 설명합니다. 저는 교차를 ‘지금 사라’는 명령보다 흐름이 바뀌었는지 다시 점검할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횡보장에서는 선이 자주 속인다
상승장에서는 20일선 근처로 내려온 가격이 다시 오르는 장면이 눈에 잘 들어옵니다. 그런데 횡보장에서는 가격이 선 위아래를 며칠 간격으로 오갑니다. 선을 넘을 때마다 사고팔면 방향을 맞혀도 수수료만 쌓일 수 있습니다. 저도 짧은 봉에서 교차 신호를 따라갔다가 되돌림에 급히 팔고, 다시 오르는 가격을 보며 재매수하고 싶어진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선만 보지 않고 거래량과 가격 구간을 같이 확인합니다. 이전 고점을 넘었는데 거래량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돌파가 이어질지 더 지켜봅니다. 거래가 드문 코인은 작은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여 선을 잠깐 넘나들 수 있습니다. 바이낸스 아카데미도 짧은 시간대와 유동성이 낮은 시장에서 기술적 지표의 잘못된 신호가 잦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거래량이 늘었다고 다음 상승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 확인할 것
차트에 선을 표시했다면 먼저 봉의 단위, SMA와 EMA 중 무엇을 선택했는지, 각 선의 기간을 확인합니다. 같은 설정으로 지난 구간을 몇 번 되짚어 보면 그 코인에서 신호가 얼마나 자주 뒤집혔는지 눈에 들어옵니다. 과거 차트에서 잘 맞아 보이는 설정을 골라도 앞으로 같은 결과가 반복되지는 않습니다.
매수 계획에는 틀렸을 때의 행동도 들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거래에 쓸 돈이 100만 원이고 한 번의 판단에서 감수할 손실을 1만 원으로 정했다면, 매수가와 손절 기준의 차이가 5%일 때 매수 규모는 계산상 20만 원입니다. 실제 손실은 수수료와 급격한 가격 변동 때문에 더 커질 수 있으니 이 숫자를 보장된 한도로 여기면 안 됩니다. 손절 가격을 정한 뒤 매수 규모를 계산하는 순서가 제게는 충동적인 추격 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코인 이동평균선은 가격의 방향을 한눈에 보여주지만, 그 선이 매수 이유를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저는 선의 기울기와 가격의 위치를 확인하고, 거래량과 손실 가능액까지 적어 본 뒤에도 판단이 애매하면 거래를 건너뜁니다. 물렸던 경험 이후로는 놓친 상승보다 설명할 수 없는 매수가 더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