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율 직접 계산하고 읽는 방법

2017년 불장 끝에 비트코인을 샀을 때, 저는 ‘채굴이 점점 어려워지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말을 꽤 쉽게 믿었습니다. 가격이 떨어진 뒤에야 채굴 관련 숫자가 서로 다른 뜻으로 쓰인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지금도 ‘비트코인 채굴율이 올랐다’는 글을 보면 먼저 묻습니다. 새로 발행되는 양을 말하는 걸까, 이미 채굴된 비율일까, 아니면 채굴 장비의 계산 능력을 말하는 걸까.
채굴율이라는 말부터 나눠 봐야 한다
비트코인 채굴율은 하나로 정해진 공식 지표가 아닙니다. 보통 세 가지가 섞여 쓰입니다. 첫째는 하루에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 수량, 둘째는 발행 한도 2,100만 개 중 지금까지 발행된 비율, 셋째는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입니다. 해시레이트는 채굴 장비들이 초당 얼마나 많은 계산을 시도하는지 나타내는 추정치입니다.
이 셋을 구분하지 않으면 숫자를 거꾸로 읽기 쉽습니다. 해시레이트가 높아져도 비트코인이 같은 비율로 더 발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이미 발행된 비율이 90%를 넘었다고 해서 당장 새 비트코인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뜻도 아닙니다. 어떤 숫자의 분자와 분모를 비교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새 비트코인이 나오는 속도 계산하기
비트코인은 평균적으로 약 10분마다 블록 하나가 만들어지도록 설계됐습니다. 블록당 새로 발행되는 수량인 ‘보조금’은 21만 블록마다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2024년 반감기 이후 보조금은 블록당 3.125 BTC입니다. 평균 10분 간격을 적용하면 하루 약 144개 블록, 신규 발행량은 약 450 BTC입니다. 계산은 3.125에 144를 곱하면 됩니다.
여기서 ‘약’이라는 말을 빼면 곤란합니다. 어떤 날은 블록이 평균보다 빨리 나오고, 어떤 날은 느리게 나옵니다. 또 채굴자가 받는 돈은 새로 발행된 3.125 BTC에 거래 수수료를 더한 금액입니다. 블록 탐색기에서 채굴자 보상이 3.125 BTC보다 크다고 해서 발행 규칙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초과분이 수수료인지 코인베이스 거래 내역을 확인하면 됩니다.
누적 발행 비율도 직접 계산할 수 있습니다. 첫 네 번의 반감기 구간에서 발행되도록 예정된 양은 각각 1,050만, 525만, 262만 5천, 131만 2,500 BTC입니다. 합계는 1,968만 7,500 BTC로, 한도 2,100만 BTC의 93.75%입니다. 이는 2024년 반감기 시점까지의 예정 발행량입니다. 현재 비율을 알고 싶다면 블록 탐색기에서 최신 블록 높이를 확인한 뒤, 이후 블록마다 3.125 BTC씩 더해 계산해야 합니다. 분실된 코인까지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물량으로 간주해서도 안 됩니다.
해시레이트가 올라가도 발행량이 폭증하지 않는 이유
채굴자가 장비를 더 투입하면 한동안 블록이 빨리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약 2,016블록마다 채굴 난이도를 조정해 블록 간격이 다시 평균 10분에 가까워지도록 합니다. 그래서 해시레이트 상승은 채굴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신호에 가깝지, 새 코인의 발행 속도가 계속 빨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채굴 수익 계산기를 처음 만져봤을 때도 이 부분을 놓쳤습니다. 장비 성능만 입력하고 예상 보상을 보니 괜찮아 보였는데, 전기요금과 장비 가격을 넣자 그림이 달라졌습니다. 채굴 수익은 보조금과 수수료, 비트코인 가격, 전체 해시레이트, 전기요금이 함께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소비전력이 3킬로와트인 장비를 하루 종일 돌리면 전력 사용량만 72킬로와트시입니다. 실제 전기요금과 수수료를 대입하기 전에는 수익률이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숫자를 투자 판단에 쓰는 순서
저는 채굴 관련 주장을 볼 때 먼저 블록 탐색기에서 최신 블록 높이와 블록 보조금을 확인합니다. 그다음 비트코인 공식 설명에 있는 반감기 간격과 난이도 조정 방식을 대조합니다. 누군가 ‘채굴율이 급등해 공급이 늘어난다’고 말한다면, 그 수치가 해시레이트인지 신규 발행량인지 다시 확인합니다. 수치에 단위가 없다면 판단을 미룹니다.
반감기로 하루 신규 발행량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 하나로 가격 상승 시점이나 상승 폭을 계산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2017년에 공급 이야기만 듣고 매수했다가 수요와 제 손실 감당 범위를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채굴 숫자를 매수 신호로 쓰기보다, 주장이 실제 발행 규칙과 맞는지 걸러내는 데 씁니다. 그 정도 거리감이 제게는 오래 버티는 데 더 유용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