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자동매매 단점 확인하고 시작하는 방법

예전에 매매 내역을 엑셀에 옮기다가 예상보다 수익이 적어서 한참 들여다본 적이 있다. 몇 번의 매매는 분명 이익이었는데, 자잘하게 반복한 거래의 수수료가 쌓여 있었다. 그때부터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볼 때도 화면에 표시된 수익률보다 실제 체결 내역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놓치는 순간에 주문을 넣어주는 건 편하지만, 그 주문이 돈을 벌어주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작은 수익을 노릴수록 비용이 커진다
자동매매는 거래 횟수가 많아지기 쉽다. 가령 매수와 매도에 각각 0.05%의 수수료가 붙는다고 가정하면, 한 번 사고파는 데만 원금의 약 0.1%가 든다. 같은 규모로 20번 왕복하면 단순 계산으로 약 2%다. 여기에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의 차이,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지 않는 비용까지 더해진다. 이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고, 실제 수수료는 거래소와 계정의 수수료 등급, 주문 방식에 따라 다르다.
특히 급등락할 때 시장가 주문을 반복하는 전략은 화면에서 본 가격과 체결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코인베이스의 거래 안내도 주문이 즉시 체결되는지에 따라 메이커·테이커 수수료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수익률을 볼 때는 총수익보다 거래 건별 수수료와 실현손익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지난 장에서 잘된 전략이 다음 장에도 맞지는 않는다
2017년 불장 끝물에 코인을 처음 샀을 때, 저는 며칠만 기다리면 다시 오를 거라고 생각했다. 하락이 길어지자 그 믿음이 얼마나 비싼지 알게 됐다. 자동매매의 백테스트도 비슷한 착각을 만들 수 있다. 상승 추세에서 잘 작동한 규칙을 그 기간의 가격으로 검증하면 그래프는 매끈하다. 하지만 횡보장이나 급락장이 오면 같은 규칙이 손실을 연달아 낼 수 있다.
격자 매매를 예로 들면 가격이 일정 간격으로 오르내릴 때는 매수·매도가 반복된다. 반대로 가격이 한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면 매수만 쌓여 보유 코인이 늘어난다. 평가손실을 포함하지 않은 ‘완료된 거래 수익’만 보면 상황을 잘못 읽기 쉽다. 백테스트를 볼 때는 상승장뿐 아니라 급락 구간을 넣었는지, 미체결 주문과 수수료를 어떻게 계산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대 손실 폭도 수익률만큼 중요하다.
프로그램이 멈추거나 잘못 주문할 수도 있다
자동매매에는 거래소와 프로그램 사이의 연결이 필요하다. 연결이 끊기거나 주문 응답이 늦어지면 프로그램 화면의 보유 수량과 실제 계좌가 어긋날 수 있다. 주문 취소를 요청했더라도 이미 일부가 체결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손절 가격을 입력했다’는 것과 ‘그 가격에 반드시 팔린다’는 것은 다르다. 유동성이 얇거나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는 순간에는 손절 주문도 예상보다 불리한 가격에 체결될 수 있다.
API 키 권한도 직접 봐야 한다. 바이낸스는 거래 권한을 주는 API 키에 접속 IP 제한을 권장한다. 출금 권한을 꺼두더라도 거래 권한이 있는 키가 노출되면 원치 않는 매매로 손실이 날 수 있다. 저는 새 서비스를 연결한다면 출금 권한이 꺼져 있는지, 거래에 필요한 권한만 켰는지, 사용하지 않는 키가 남아 있지 않은지부터 확인하겠다. 거래소마다 설정 이름과 지원 범위는 다르다.
실제로 돌리기 전 확인할 순서
먼저 전략이 언제 사고 언제 파는지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알아서 한다’는 설명만으로는 손실이 났을 때 무엇을 고쳐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다음에는 거래 내역에서 수수료를 뺀 실현손익과 현재 보유분의 평가손익을 함께 본다. 테스트 결과에 거래 횟수만 있고 주문별 체결 가격이 없다면 판단할 자료가 부족하다.
- 한 번의 주문 금액과 전체 투입 금액의 상한을 정한다.
- 연속 손실이나 하루 손실이 정한 수준에 닿으면 신규 주문을 멈추도록 설정한다.
- 적은 금액으로 실제 체결과 수수료를 확인하고, 거래소 계좌 잔고와 프로그램 기록이 맞는지 대조한다.
- 프로그램을 끄는 방법과 남은 미체결 주문을 취소하는 방법을 미리 익힌다.
초보라면 레버리지 없이 현물 소액으로 확인하는 편이 실수의 비용을 제한하기 쉽다. 며칠 수익이 났다고 금액을 바로 늘릴 이유는 없다. 자동매매의 장점은 정해둔 규칙을 꾸준히 실행한다는 데 있지만, 그 규칙이 잘못됐을 때도 꾸준히 실행한다. 제 돈을 맡길 만한 규칙인지 판단하려면 화려한 수익 그래프보다 손실이 난 날의 체결 내역을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